안녕하세요, 망글씨입니다.
약 일주일 만에 찾아뵙는 것 같네요.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망고에게도 특발성 방광염이 찾아와 현재 치료 중에 있는데요.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로 인해 입원부터 퇴원 후 현재 치료 중인 일상까지 함께 공유하려 합니다.
저희 망고처럼 갑작스럽게 특발성 방광염이 찾아와 저처럼 많이 당황해하실 집사님들을 위해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망고의 방광염 치료기를 남기고자 하니, 부디 많은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1. 심상치 않은 전조 증상
망고가 방광염을 처음 진단받은 건 12월 3일이었어요.
소변 검사를 의뢰하고 처방해주신 약을 먹이며 경과를 지켜봤고, 하루하루 망고의 소변 일지를 작성했어요.
방광염 진단 2주 차에 접어든 12월 10일, 소변에선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소견을 들었고
망고는 [특발성 방광염] 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 이후, 초음파를 통해 방광에 쌓인 슬러지로 인해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 하는 상황이라는 소견과 함께
처방 사료와 일주일치의 약, 그리고 보조제를 함께 처방받았어요.
12월 16일 아침까지 정상적으로 중간 정도 크기의 감자를 발견한 저는 방심했던 것 같아요.
'망고가 소변을 보니까 점점 괜찮아지고 있는 거구나' 하고요.
하지만 그날 퇴근 이후, 망고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어요
씻고 머리도 다 말리지 않은 채, 망고의 밥부터 챙겨주려고 달그락 거리는데,
캣타워에 있던 망고가 갑자기 화장실로 급하게 내려오더니 소변을 보는 자세를 취하더라고요.
'우리 애기 쉬도 잘 싸네~' 하는데, 이상하게 망고가 화장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요.
한참을 같은 자세로 있기를 1-2분째, 망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 하고 화장실을 나왔습니다.
그러곤 아프다는 듯이 아앙 하고 울기 시작했어요.
사실, 망고는 거의 울지 않는 고양이였어요.
그래서 갑작스럽게 우는 망고의 모습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급하게 근처 24시 병원을 알아보고 전화를 한 뒤, 바로 망고를 데리고 내원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니, 별 일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어요.
그렇게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진료를 보고, 또 초음파를 검사하는데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입원해서 방광에 찬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세척해야 해요.'
'입원'이라는 단어를 들은 그 순간부터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어요.
망고의 현 상황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고,
망고가 그날 저녁 소변을 보지 못 한건 방광에 가득 찬 슬러지 때문이었습니다.
이 슬러지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병원에 입원해서 '카테터' 시술을 받아 주기적으로 방광을 세척하고,
초음파로 관찰하고, 방광에 찬 소변을 빼주어야 했어요.
아이의 생식기에 카테터를 삽입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많이 아파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눈물을 머금고 망고의 입원과 카테터 시술을 결심했어요.
2. 갑작스러운 망고의 입원
망고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실에서 망고의 처치가 완료되는 동안 하염없이 울면서 기다리기만 했던 것 같아요.
30분 정도 걸릴 거라는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울면서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남집사에게도 연락해 망고의 입원 소식을 알렸고, 함께 망고의 처치가 끝나기를 기다렸어요.
망고는 12월 15일 목요일 밤에 갑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되었고, 늦은 밤에 한 입원이라 면회가 길게 허락되진 않았어요.
망고와 잠깐의 면회를 마친 후,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과의 상담 내용>
1. 3일간의 입원 기간 동안 하루에 6번 방광 세척을 할 예정이며,
초음파를 통해 찌꺼기가 잘 빠지고 있는 지를 관찰할 예정이다.
2. 카테터를 삽입하고 입원을 하는 동안에는 아이가 무척 예민해진다.
아이들이 예민해지면 밥을 먹지 않으니, 보호자님들께서 오셔서 아침과 저녁밥을 먹여주시는 것이 좋다.
3.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담요 등이 있으면 가져와도 되며, 평소 아이가 잘 먹던 캔이나 간식을 가져와도 된다.
4. 3일 동안 카테터 시술을 진행한 후, 3일째 되는 날에 카테터를 제거하고
아이의 자발 배뇨를 확인한 다음 퇴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 정도 내용의 상담을 진행했고, 망고에게 내일 오겠다는 인사를 남긴 후 저희는 귀가했습니다.
3. 망고의 병원 생활
망고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의젓하게 병원 생활을 했습니다.
혹시라도 엄마 아빠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할까 봐,
옛날 보호소에 있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할까 봐 너무 무서웠는데 망고는 다행히 잘 견뎌내 주었어요.
물론 한 번씩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끼융끼융 하면서 울지는 않았어요.
주치의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망고의 애착 담요와 베개, 평소 좋아하던 장난감들,
그리고 망고가 좋아하는 습식캔을 종류별로 바리바리 챙겨 들고 방문했어요.
넥카라 때문에 불편해서인지, 병원이라서 입맛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없을 때의 망고는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해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병원 선생님들의 말에 억장이 무너지고 속이 상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지는 기분이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저희가 방문해서 먹여주는 밥은 어느 정도 먹어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가 손으로 먹여주는 밥을 조금씩 할짝할짝 먹던 망고는,
또 밥을 먹고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놀고 있던 망고는 소리가 나거나 인기척이 나면 금세 경계를 하곤 했어요.
주치의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병원에 입원하면서 아이가 부쩍 예민해졌던 것 같아요.
담당 선생님들이 창 밖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주변을 경계하며 하악질을 하는 망고의 모습에 괜스레 또 짠해지곤 했습니다.
망고가 입원을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아이 밥을 먹이기 위해 면회를 하면서 느낀 건,
저희 망고는 플라스틱 넥카라를 너무 불편해한다는 사실이었어요.
넥카라 때문에 건사료 먹는 것조차 불편해해서, 건사료를 갈아 습식에 섞어서 먹여주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병원 선생님들께서 제가 오기 전에 미리 사료를 갈아주시기도 했어요.
확실히 습식에 건사료를 섞어 먹이는 것보다, 건사료를 갈아 습식에 섞어주는 것을 편하게 먹었어요.
그 사실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망고 밥을 한 끼라도 더 든든하게 먹였을 텐데,
아쉽게도 입원 2일 차 아침에 그 사실을 깨달아서 망고에게 또 미안해지곤 했습니다.
너무 부족한 엄마인 것 같아서, 엄마가 너무 모자라서 내 새끼가 고생하는 것만 같았어요.
4. 망고, 무사히 퇴원하다
입원 3일 차 되던 날, 카테터를 제거하고 자발 배뇨까지 확인한 망고는 무사히 퇴원을 했습니다.
집으로 오면 끝일 줄 알았는데, 집에 돌아온 망고는 스트레스로 인해 개구 호흡을 하기 시작했어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다 개구호흡을 하고, 또 돌아다니다 개구호흡을 하고.
너무 걱정되어 병원에 전화하여 상황을 알렸고, 병원에서는 우선 잠시 지켜보다 개구 호흡이 계속 심해지거나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연락해달라고 말씀해주셨고 전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우선, 주변에 캣닢을 솔솔 뿌려놓고 평소 망고가 좋아하던 음악을 틀어주었습니다.
망고가 퇴원하기 4시간 전부터 미리 틀어두었던 훈증기의 위치도 바꾸고,
츄르에도 간식을 살짝 뿌려 급여해준 후, 아이가 푹 쉴 수 있도록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어요.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자 망고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자리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곳에서 자주 하던 포즈로 잠을 자고 있는 망고를 보며 안도감을 느꼈어요.
카테터로 인해 아직 생식기가 부어있어 소독도 해주어야 하고, 약도 먹여야 하지만 망고는 씩씩하게 잘 견뎌주고 있습니다!
5. 카테터 시술 이후, 망고의 소변 일지
카테터 시술 이후에는 잔뇨처럼 소량의 소변을 볼 수도 있으며,
아이들마다 잔뇨를 보는 기간은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아이가 집에서 정상적으로 배뇨를 하는지, 크기는 어떠한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여전히 망고의 소변 일지를 작성하고, 매일매일 사진을 찍어두고 있습니다.
퇴원 당일까지는 드라마틱하게 큰 소변을 보진 않은 것 같아요.
아직 잔변처럼 자잘한 감자 알갱이들이 있고, 잔변도 조금씩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퇴원한 다음 날인 19일 아침에는 꽤나 많은 감자 덩어리들과 잔변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간혹 크기가 큰 감자 덩어리도 있고, 작은 감자덩어리도 있는데
일정한 배뇨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 다르다고 하니 좀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퇴근 후에 발견된 작은 감자 덩어리는 아침에 발견한 것보다 크기가 살짝 커져있었습니다.
현재 망고는 처방 사료와 함께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있고,
망고의 음수량을 늘리기 위해 고양이용 정수기 2개, 물그릇 5개를 배치해둔 상황입니다.
정수기 2개에는 일반 정수물을, 물그릇 1에는 마따따비액+정수물을,
물그릇 2에는 캣닢+정수물, 물그릇 3에는 수돗물, 물그릇 4에는 수돗물+캣닢
마지막 물그릇 5는 보양황차나 반려동물 포카리 등 다양한 드링크 종류를 놓아주고 있어요.
망고의 기호도에 따라 골라서 마실 수 있도록 곳곳에 물그릇을 배치해두었습니다.
또 밥 먹는 구성에도 변화를 주었는데요.
기존에는 사료+습식을 함께 섞어서 급여했었는데,
현재는 건사료를 먼저 급여한 후, 습식에 물을 타서 수프처럼 후식 급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어요.
24시간 훈증기를 틀고 있고, 거실 공간에 숨숨집을 추가로 배치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더 마련해주었어요.
출근 후에는 망고가 놀면서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간식볼을 배치해두고,
퇴근 후에는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사냥놀이를 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써주고 있답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고 재발률이 높은만큼 특발성 방광염은 집사님들의 세심한 케어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갑작스러운 망고의 특발성 방광염 발병으로 인해 더 세심한 케어를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앞으로도 망고의 방광염 치료기를 오늘처럼 꾸준히 업로드할 생각입니다.
망고가 방광염을 탈출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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